안녕하세요.
오늘은 사자성어 근묵자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2007년 개봉)에서는 우리의 영웅 스파이더맨이 점점 악당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스파이더맨 고유의 색깔인 빨간색이 어느덧 검은색으로 변할 즈음 사람들의 영웅은 사라지고 빌런(악당)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영화 속의 빌런 스파이더맨은 사랑하는 사람의 설득과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다시 영웅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 알아볼 사자성어 근묵자흑이 바로 이렇게 멀쩡한 사람도 흑화시켜 빌런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근묵자흑 뜻
사자성어 근묵자흑은 한자어로 近(가까울 근), 墨(먹 묵), 者(사람 자), 黑(검을 흑)이라고 쓰는데, 그대로 풀어 쓰면 '먹물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뜻이 됩니다. 이 뜻의 깊은 의미는 '검은 것을 가까이 하다 보면 어느새 거기에 물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에게 이끌려 아무 생각없이 덩달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전에 사자성어 부화뇌동 편에서도 알아봤듯이, 사람은 자기 주관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자신 앞에 놓인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다면 평생 남을 따라 다니기에 바쁘고 그러다가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 '메타인지'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과 인식의 현재 위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에 대해 얼마만큼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 능력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무엇을 많이 알고 있는지에 대한 능력이 아니라 어느정도 알고 있는지를 내가 깨닫고 있는가의 능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메타인지가 왜 중요하냐면, 기본적으로 메타인지가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의 크기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사에 잘못된 선택을 위험성이 다분한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나쁜 일을 하자고 권유했을 때 이게 나쁜 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능력이 모자라다면 십중팔구 근묵자흑이 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근묵자흑은 '검은 것'을 가까이 함에 있어 이게 검은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하거나(메타인지 부족),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까이 하다가 물드는(부화뇌동)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생각을 맑게 유지하고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 스파이더맨에서는 관객이 영웅과 악당을 구분하는 것이 팝콘 먹는 것처럼 쉽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어떤 게 나쁘고 좋은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정말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근묵자흑 비슷한 사자성어
- 근주자적(近朱者赤) : 붉은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는 말로 근묵자흑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주위의 환경에 따라 변한다는 의미
- 근주필적 근묵필치(近朱必赤近墨必淄) : 근무자흑과 같은 말.
근묵자흑 유래
근묵자흑은 옛 중국의 학자인 부현의 '태자소부잠'의 글귀에서 유래합니다.
"철과 나무는 틀에 맞춰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또 겉틀을 잡아 주는 도지개에 따라 그 습성이 연마된다. 그래서 주사를 가까이 하면 붉게 되고, 먹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된다."
고려 말의 충신 정몽주의 어머니는 아들이 부패하고 혼란스러운 조정에서 벼슬을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여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습니다.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낸 까마귀 흰빛을 새오나니(시기하니)
창파에 조히(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까마귀가 노는 곳에서 백로(아들 정몽주)의 몸이 더럽혀질까 걱정하신 겁니다. 하지만, 결국 정몽주도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조선 3대 왕 태종) 일당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렇듯 근묵자흑은 옛 성현들의 말씀과 그 일화를 통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애초에 질이 나쁜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거나 아예 멀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사자서어 근묵자흑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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