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자성어모음

가렴주구 뜻과 유래 - 아무리 빼앗아도 성에 차지 않습니다

 

가렴주구 - 녹두장군 전봉준이 역사에 등장한 이유
가렴주구 - 녹두장군 전봉준이 역사에 등장한 이유 (출처:네이버)

 

오늘은 사자성어 가렴주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조선 후기의 탐관오리들은 아무리 먹어대도 성에 차지 않은 돼지처럼 '세금'이란 명목으로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 짜고 상습적인 불법을 저질러 악행이란 악행은 있는 대로 저지른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백성들에게 혹독한 세금의 의무를 지우고 재산이란 재산은 모두 빼앗아 가는 것을 가렴주구라고 하는데, 이는 전봉준이 역사에 등장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역사시간에 익히 배운 녹두장군 전봉준은 동학교도의 지도자로 조선 후기에 벌어졌던 탐관오리들의 만연한 부패와 악행에 대항하여 들고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을 진두지휘한 인물이었습니다. 1892년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이란 탐관오리가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이대며 농민과 양민에게 과중한 세금을 물리고 멀쩡하게 만들어진 저수지 만석보가 파손되었다고 우겨서 그 밑에 다시 보를 축조하고 막중한 세금을 추가로 거둬들였습니다. 이에 전봉준과 농민 대표가 나서서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묵살당하였고, 더이상 참지 못한 동학교도와 농민들은 약 1000여명을 조직하여 들고 일어나 관청을 습격한 후 강탈당했던 곡식들을 다시 농민들에게 돌려주고 부패한 관리들을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가렴주구 한자와 한글
가렴주구 한자와 한글

 

가렴주구 뜻

사자성어 가렴주구는 한자어로 苛(매울, 가혹할 가), 斂(거둘 렴), 誅(벨 주), 求(구할 구)라고 쓰는데, 그대로 풀이하면 '가혹하게 거두어 들이고, 무리하게 빼앗는다.'라는 뜻이 됩니다. 세금이나 부역을 혹독하게 거두어 들이고 재물을 강제로 빼앗아 가서 백성들이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정치를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도 태평성대였던 시기보다 나라가 대내외적으로 불안했을 때 가렴주구가 더욱 판을 쳤습니다. 정치가 불안하다보니 백성들에게까지 신경 쓸 여력도 없었고, 지방으로 갈수록 탐관오리들이 가렴주구를 해도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조선 초에 이미 만들어진 신문고 등 다이렉트로 부패한 관리들을 신고할만한 특별 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가 '가렴주구'이다 보니 전봉준이나 동학농민운동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지만, 그 당시 조선의 정치 상황은 말그대로 최악 중에 최악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동학농민운동이 발생한 1894년으로부터 20여년 후 나라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때의 시대를 살아간 수 많은 우리 민초들은 암울한 시대상과 더불어 자신들만 살아남고자 인간 이하의 짓을 서슴치 않았던 관리들의 악행에 더욱 더 힘이 든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렴주구 비슷한 말

  •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뜻. 혹독한 정치는 고스란히 전가되어 백성을 힘들게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의미이며 가렴주구의 유래가 된 말.
  • 백골징포(白骨徵布) : 백골에 군포를 징수한다는 뜻. 죽은 사람에게도 군포(군역을 대신해 냈던 옷감, 일종의 세금)를 거둬들였다는 의미로 조선 후기에 군정이 얼마나 부패했었는지 알 수 있는 말.
  • 도탄지고(塗炭之苦) : 진흙에 빠지고 숯불에 타는 것과 같은 고통을 뜻함. 가혹한 정치로 고통에 빠진 백성들의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

 

가렴주구 유래

가렴주구는 옛 중국 당나라 왕조의 정사를 기록한 '구당서'에서 유래합니다.

중국의 춘추시대, 공자의 고향인 노나라에서는 조정의 전권을 잡고 있던 계손자가 백성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거둬들여 원성이 자자하였으며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루는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을 오르고 있는데, 한 여인이 세 개의 무덤을 앞에 두고 울고 있었습니다. 공자가 궁금하여 제자인 자로에게 그 연유를 물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자로가 여인에게 이유를 묻자, 여인은 "옛날 시아버지와 남편이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또 당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울었습니다. 자로가 이 곳을 떠나서 살면 되는데, 왜 떠나지 않았냐고 물어봤더니, 여인이 또 말하길 "이곳은 혹독한 세금이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 가혹한 정치는 오히려 호랑이보다 무섭다.

 

너무 많은 세금과 부역으로 인해 힘들었던 옛날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되돌아보며 이런 일들이 현시대에서도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언제나 정당하고 균형있는 정치가 있어야 그만큼 국민들도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가렴주구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